2015년 4월 28일 화요일

두근두근 미국 여행을 앞두고 국제운전면허증 준비!


미국 동부 워싱턴 DC에 갈 일이 생겼다. 값비싼 비행기 값을 치르면서 멀리까지 건너 가는데 아까운 생각이 들어 가족 여행을 함께 준비했다. 오래간만에 해외로 떠나는 가족 여행인지라 벌써부터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잔뜩 기대가 된다.


여러차례 회사 업무로 미국 출장 길에 오른 적이 있다. 출장에서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 따로 여행 계획을 짜지 않는다. 영어로 업무를 봐야 하기 때문에 집중이 필요하고, 또 부담감이 있을 때에는 여행하고 싶은 기분도 크게 나지 않기 때문이다. 일을 모두 마친 뒤라면 고단함을 지우고 잠깐 가볍게 시티투어 정도를 즐겨 보는 게 전부다.

옛날에 할리데이비슨에서 근무할 때에 자동차와 모터사이클로 미국 여행을 경험한 적이 있고, 라스베가스로 출장을 갔을 때에는 링컨타운카를 렌트해서 그랜드캐년에도 방문한 적이 있어 미국에서의 자동차 운전에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다. 그런 경험들이 있어도 낯선 타지에서는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매번 들면서, 한편으로는 이전에도 별탈없이 잘했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라는 자신감도 함께 생긴다.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길이니만큼 이번에는 자동차를 구해 직접 운전하기로 결정했다.

외국에서 운전하기 위해서는 '국제운전면허증'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 하도 오래 전에 국제면허증을 발급받아 보았기 때문에 절차와 필요 사항들을 다시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아래 준비물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 여권 및 한국 운전면허증 지참
- 여권용 사진 1매 (가로 3cm X 세로 4cm)
- 수수료 8,500원

국제운전면허증 관련 안내

직장에서 가까운 곳에 서대문경찰서가 있어 잠깐 짬을 내 방문했다. 평소 경찰에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는 편이 아니어서 매번 불편한 느낌이 든다. 정문에서 의경의 안내를 받아 교통계 민원실을 방문했다. 민원실은 오래전 동사무소 같은 분위기로 직원 4~5명 정도가 근무하는 창구형 구조를 갖추고 있다.

안내해 주시는 분께서 신청서를 건네 주셔서 받아들고 또박또박 인적사항을 적는다. 이름, 연락처, 주소, 영문 이름 등. 작성하는데 복잡하거나 어려운 점은 전혀 없고 깔끔하게 기입해서 위 준비물들과 함께 창구에 제출한다. 한 5분 정도 기다렸나? 여권과 운전면허증을 돌려 받고 수수료를 내면 국제운전면허증을 건네준다.


운전자의 운전 가능 범위와 유의 사항들이 한국어를 포함해 8개 국어로 적혀 있다. 운전면허의 운전 가능 범위에 따라 해당 영역에 스탬프 날인이 되어 있어 외국 경찰들도 쉽게 운전 가능한 범위를 이해할 수 있다.
옛날에는,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서 멀리 떨어져 있는 운전면허시험장까지 직접 방문해야만 했었다. 이제는 가까운 경찰서에서 즉시 받을 수 있게 되어 편리하다.

해외에서 운전을 하려면 처음 30분~1시간 정도 적응기가 필요하다. 교통 표지도 생소하고 현지의 교통 흐름에 익숙해 지는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사람은 곧 적응하게 마련인지 약간의 시간이 흐르면 한국에서 운전할 때와 같은 편안한 기분을 갖게 된다. 게다가 외국인으로서 긴장하면서 조심조심 운전을 하기 때문에 사고 위험은 오히려 작은 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지의 교통 법규와 문화가 한국과 달라서 종종 헷갈리는 경우가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당황하지 말고 조금 느긋하게 대응하면 좋다.

외국에서도 대도시에서는 자동차를 운전하기가 만만치 않다. 하지만, 배우고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직접 운전대를 잡아보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될 것이다. 이번 미국 여행에서 아이들에게 이곳저곳을 데리고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함께 하고 견문도 넓혀줄 기대를 하니 벌써 마음이 뿌듯하다.

16~29일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기대한다.
Bon Voyage!

- Sun

2015년 4월 22일 수요일

2003년 일본 ‘제7회 안전운전교관 경기대회(Safety-Japan Instructor Competition)’ 참관기 - 월간 '모터바이크' 기고문

레이싱 테크닉 이전에 안전운전 테크닉이다.

Sun Kim, Honda Korea
2003. 9. 24


한 3년 전의 일이다.  지금도 여전하지만 당시 서울의 교통난 때문에 거래처를 방문하고 약속시간을 지키는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택시를 타도 시간에 늦기 일쑤였고, 버스는 출퇴근 노선만 익숙했다.  지하철은 갈아타기 번거롭고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다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해야 했다.  한달간의 교통비를 정리해 보니 잦은 택시 탑승으로 교통비 지출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고민에 빠졌다.  어떤 좋은 해결책은 없을까?  그런데 시원스럽게 골목을 빠져 나가는 스쿠터가 눈에 들어왔다.  나름대로 운동신경이 좋다고 생각했기에 주저함 없이 스쿠터를 타기로 결심하고 50cc 스쿠터를 장만했다.  친구의 도움으로 한시간 정도 연습을 해 본 뒤, 자신감이 생긴 나는 바로 다음날부터 스쿠터로 출퇴근을 비롯해 거래처를 방문하기 시작했다.
스쿠터를 타면서 내 삶에 활력이 생겼다.  활동의 폭도 매우 넓어졌다.  거래처 방문을 쉽게 그리고 자주 할 수 있게 되어 고객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시간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게다가 스쿠터를 타고 다닌다는 사실에 주변의 많은 지인들이 나를 관심어린 눈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사람이 되었고, 주행의 상쾌함으로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말 그대로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였다.  모터사이클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었구나!
처음에는 업무를 위해 시작했는데 조금씩 그 매력에 빠져들면서 125cc를 구입하여 타게 되었고, 어렵게 면허에 합격한 뒤에는 400cc, 600cc를 거쳐 현재는 1,300cc로 출퇴근과 레져를 즐기고 있다.  모터사이클을 알게 된 후, 전에는 만날 수 없었던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고, 길에서 만나는 낯 모르는 라이더들과도 쉽게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모터사이클의 즐거움과 유용함을 전파하는 자칭 전도사가 되었다.

그러나 항상 사람들의 반응은 “위험하지 않을까요?”, “아휴, 폭주족이야 뭐야!”, “나이 먹고 무슨 늦바람이냐!” 등등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다.  과연 모터사이클을 즐기는 것은 위험한 일일 뿐일까?  거기에 대한 답변은 하나!  보드라운 솜방망이도 무분별한 사람이 휘두르면 흉기로 둔갑할 수 있다는 것.  분별 있는 사람의 안전운전은 위험하지 않으며 항상 위험상황을 예측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자랑할 수 있는 진정한 모터사이클 라이딩 경력이다.  300km를 주파하고 풀뱅킹으로 스텝을 긁은 것보다는 10년, 20년, 30년 무사고를 자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무사고를 자랑하는 라이더는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헬멧을 착용하고 교통법규를 준수하고 과속하지 않는 것 등이 모터사이클 안전운전일까?  여기 언급한 것들은 ‘안전지시사항’으로서 안전을 위한 기본일 뿐이며 실제로 우리 모두 알고 있지만 잘 안 지키는 부분이다.  그래서 이런 기본적인 것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 다음 단계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선진사례를 직접 보고 느낀 점을 혼자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부단한 시간을 보내야 한국의 모터사이클 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펜을 든다.

진정한 안전운전은 모터사이클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 특성에 부합하는 테크닉을 충분히 숙달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헬멧 착용이나 법규준수라는 ‘안전지시사항’을 넘어선 ‘안전운전’이다.  흔히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은 급브레이킹을 하면 락이 걸려 위험하다고 하고 빗길에서는 항상 주의하라고 얘기한다.  이는 모터사이클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모터사이클만의 특성을 이해하고 위험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과 경험을 쌓아나가는 것이 레이서가 아닌 우리들에게 꼭 필요하다.


지난 9월 5일과 6일, 일본에서 ‘제7회 안전운전교관 경기대회(Safety-Japan Instructor Competition)’가 개최되었다.  일본 스즈까 서킷에 있는 교통교육센타에 세계 각국의 안전운전 교관 120여명이 모여 그들의 안전운전 기량을 선보이고 평가를 받는 자리였다.  지금부터 대회의 종목을 여러분께 하나씩 설명 드리면서, 교관의 기량을 평가하는 기준에 안전운전을 지향하는 어떤 철학들이 숨겨져 있는지 알아보자.












경기는 총 5가지 종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브레이킹 (Braking)
(2) 파일론 슬라럼 (Pylon Slalom)
(3) 코스 슬라럼 (Course Slalom)
(4) 플랭크 라이딩 (Plank Riding)
(5) 트라이얼 (Trial) - A급 교관들만의 번외경기 형식으로 치루어 짐.

각 종목은 소요시간이나 거리 등을 평가하여 채점하고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확인 준수여부, 탑승자의 올바른 자세, 조작능력 등이다.  이러한 사항들을 채점하기 위해 심사원 수 명이 한 명의 라이더를 전후좌우에서 면밀히 체크하며, 감점항목 수 십여 가지에 가중치에 따른 감점을 배정한다.



(1) 브레이킹 (Braking)
스타트 라인에서 180여미터의 거리를 4단기어 이상, 시속 70km 이상으로 주행한 후 프론트 타이어가 브레이킹 포인트를 지나는 순간 급속 풀브레이킹을 시도한다.  1,000점을 기본점수로 시작하여 브레이킹 이후 제동거리를 측정한 후 기준치에서 10cm 벗어날 때마다 5점이 감점된다.  이는 브레이킹 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으로서 실제 도로에서 적절한 브레이킹을 통해 제동거리를 최소화 시켜 위험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을 키우고 모터사이클의 제동 특성을 이해하는 효과가 있다.
브레이킹 테스트시 주요 감점 요인은 리어휠에 락(lock)이 걸리거나, 리프트 업(lift-up) 되는 경우 100점 감점, 브레이크 레버 조작시 손가락 4개 전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100점 감점, 정지시 오른발 착지 300점 감점, 출발 또는 정지시 마다 좌우 안전점검을 하지 않는 경우 300점 등 총 15가지 항목을 체크하여 감점한다. 
브레이크는 단순히 순발력만으로 재빠르게 조작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프론트와 리어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힘의 배분을 해 주어야 하며, 제동거리 단축을 위한 섬세한 레버조작 능력을 숙달 시켜야 한다.  안전을 위해서는 급브레이킹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어운전 습관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조작능력을 충분히 체득해서 만일의 상황에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2) 파일론 슬라럼 (Pylon Slalom)
이 테스트는 스로틀 조작능력과 모터사이클 조향능력을 평가한다.  4.5미터 간격으로 배치된 10개의 파일론 - 일명 꼬깔콘이라는 불리는 빨간색 원추 – 을 지그재그로 통과한 후 3.5미터 반경의 원 2개를 중심으로 그려진, 2미터 폭 8자 코스를 돌아 나와 다시 10개의 파일론을 지그재그 통과하여 빠른 시간에 스타트 라인으로 돌아오는 경기이다.  기본 1,000점으로 규정시간을 0.1초 초과할 때마다 5점이 감점된다.
능숙하게 스로틀을 조작하면서 좌우로 민첩하게 중심이동을 할 수 있어야 10개의 파일론을 성공적으로 통과할 수 있으며, 2미터 폭의 8자 코스에서는 안정된 스로틀 조작과 부드러운 코너링을 구사해야만 감점을 받지 않고 탈출할 수 있다.  실제로 이 코스부터 참가자들의 실력 차이가 눈에 띠게 드러나며 부드러운 라이딩과 거친 라이딩의 구분이 시작된다.
앞서 브레이킹과 동일하게 출발 및 정지시 좌우 안전점검을 하지 않는 경우 300점, 정지시 오른발 착지 300점 감점이며 라이딩 자세불량, 파일론 접촉, 리어휠의 락이나 리프트업은 100점이 감점되는 등 총 15가지 사항을 체크한다.  흥미로운 점은 좌우 스텝의 뱅킹 센서가 바닥에 닿는 경우 100점 감점 요인이라는 점.  이는 지나친 뱅킹은 위험한 라이딩으로 간주한다는 것으로서, 적절한 뱅킹 각도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운전이라는 점을 반영한다.  우리가 공도에서 행오프 뱅킹으로 좌우 스텝을 갈았다고 자랑(?)하는 것과 다소 거리가 있다. 


(3) 코스 슬라럼 (Course Slalom)
이제까지 브레이킹과 파일론 슬라럼을 통해 모터사이클의 가장 기본적인 조작 기술을 테스트했다면 이번 테스트는 전반적인 능력을 점검한다.  코스 슬라럼의 목적은 부드러운 라이딩과 코너링의 완급 조절능력을 살펴보는 것이다.  빠른 시간에 정해진 모든 코스를 정확하게 탈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자세와 안정된 라이딩 기본기를 전체적으로 평가한다.
앞서와 같이 기본 1,000점에서 출발하여 기준시간에 0.1초 미달할 때마다 3점 감점이다.  15가지 감점요인 중 주요한 것으로는 올바른 라이딩 자세 불이행, 뱅킹센서의 지면접촉, 파일론 접촉, 발의 지면접촉, 리어휠 락/리프트가 공히 100점 감점이고, 여기서도 역시 출발 및 정지시 좌우 안전확인을 하지 않으면 300점 감점되고 정지시 오른발을 착지하면 300점 감점이다.  커다란 감점요인을 좌우 안전을 확인하고 출발해야 한다는 점, 그리고 정지시 확실히 리어 브레이크를 잡아 두어야 한다는 점에 두어 안전운전의 기본 취지를 엿볼 수 있다.
코스 슬라럼이 진행되는 장소는 축구장 크기의 규모로서 이 코스는 당일 결정하여 통보하기 때문에 사전에 연습을 해 둘 수가 없다.  코스의 거리는 80~90초에 통과할 수 있는 정도로 설정한다.  모터사이클 여러 대가 코스 여기저기를 탈출하며 그리는 광경은 꽤 볼만한 구경거리가 된다.


(4) 플랭크 라이딩 (Plank Riding)

A급 교관들이 선보일 때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던 플랭크 라이딩.  이것은 쉽게 말하자면 ‘거북이 경주’라 부를 수 있다.  금속재질로 만들어진 폭 0.3m, 길이 25m, 높이 0.05m의 널빤지(플랭크) 위를 최대한 천천히 통과하는 경기이다.  시간관계상 90초의 시간제한을 두고 있으나 혼다 관계자인 쿠와하라씨의 말에 따르면 5~6분 이상을 버틸 수 있는 교관들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CB750으로 경기를 진행하는데, 이 기종의 무게와 크기를 감안할 때 30cm 정도의 폭 위에서 거의 정지에 가까운 기술을 구사하는 참가자들을 보면 두 손이 절로 모아져 박수를 치게 된다.
앞서 설명한 테스트와 비슷한 채점기준을 갖으며 기준시간에서 매 0.1초 초과시 0.5점이 감점된다.  상당한 균형감각을 요구하는 까다로운 테스트로, 시트에서 엉덩이를 뗄 수 없고 적정한 rpm을 유지해야 하며 반클러치의 연속적인 사용을 금지하기 때문에 중간에 탈락하는 참가자들이 유난히 많았다.
이 플랭크 슬라럼 테크닉을 연마해 둔다면 좁은 공간에서 모터사이클을 조작하는 능력에 엄청난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상의 4가지 코스를 무사히 통과한 참가자들의 점수를 모두 합산하여 순위를 결정하고, 참가자 레벨에 따른 그룹을 정하여 포상이 있었다.  1위를 차지한 선수들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고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선수에게 많은 박수가 쏟아지듯 참가자와 관람객이 모두 하나가 되어 우승한 선수들을 축하했다.

각 테스트 과정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그 속에 녹아져 있는 안전운전 철학을 감지할 수 있다.  여기서 설명해 드린 내용과 사진을 보면서 ‘무슨 모터사이클 운동회냐?’라는 생각을 갖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실제로 운동회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대회 분위기는 즐거웠으며, 이것이 자칫하면 따분하고 뻔한 얘기로 흘러버릴 수 있는 안전운전보급의 실행을 그렇지 않게 막아주는데 일조하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안전운전의 개념을, 우리 모두가 다 알지만 지키지 않는 그런 귀찮은 안전운전이 아니라 모터레크리에이션 수준으로 끌어올려 흥미를 갖고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그런 운영의 묘가 깃들여진 것이라 보여진다.  직접 참여해서 즐길 수 있는 안전운전교육에서 누가 꾸벅꾸벅 졸면서 침이나 흘리겠는가?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이런 환경에서 행사와 교육을 성공적으로 치룰 수 있다는 경험에 많이 부러워했지만, 오랜 시간 위에 세워진 것임을 생각해 볼 때 부러워하고만 있을 수만은 없다.  당장 선진 수준을 쫓지 못하더라도 지금부터 우리 라이더들부터 할 수 있는 일들이 분명히 있다.

모터사이클을 사랑하는 라이더들이 원하는 바는 매우 많다.  현재 절절하게 기대하고 있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전용도로의 개방, 면허제도 및 시험방법의 개선, 모터사이클에 대한 불합리한 제도 개편 등 실로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에게 불만족스러운 부분들이 우리나라 대한민국에는 유독 많다.  하지만 과연 라이더들의 목소리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이곳 대한민국은 라이더들만 모여 사는 곳이 아니다.  라이더 보다는 라이더가 아닌 사람들이 훨씬 많은 곳이다.  그렇다면 앞서 말한 불합리한 부분들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라이더의 수가 늘어나야 하고 라이더의 목소리를 응당하다고 지원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렇게 모터사이클을 즐기고 함께 탈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가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그 동안 무엇을 해 왔는지 한번 돌이켜 볼 때다.  한 명의 라이더가 무분별한 운전으로 사고를 내면 보통 50명 이상의 사람들이 그 장면을 목격한다.  50명은 ‘역시 오토바이는 위험하군’ 하는 생각으로 돌아가서는 각자 20명 이상에게 자신의 경험담을 과장되게 전달한다.  단순한 계산만으로도 한 건의 사고가 1,000명에게 모터사이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들어 우리를 도와주고 응원해 줄 1,000명을 잃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이런 식이라면 대한민국에서의 우리가 원하는 고속도로 통행은 요원한 일일 뿐이다.

여러분은 레이서가 되기 위해 모터사이클을 타는 것이 아니다.  레져로서 생활의 편의도구로서 모터사이클을 즐기고 있다.  여러분의 즐거움이 배가 되는 그날을 위해서는 레이싱 테크닉을 연마해서 도로에서 레이서를 흉내내고, 법규를 위반하며 타인에게 폐가 되는 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이 즐거움을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도록 안내하고 가르쳐 주어야 한다.  
여러분들 모두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서는…… 당장 지금부터 모터사이클에 오를 때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안전운전 테크닉을 자랑하는 그런 라이더들이 되어야 한다. - Sun